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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원숭이두창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 선언'...미국에서 어린이 확진자도 나와 |
지난 2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는(WHO, World Health Organisation)은 예고했던 2차 긴급 위원회가 열렸다. WHO는 이 회의를 통해서 현재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Monkeypox)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PHEIC은 WHO가 범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PHEIC이 선언되면 WHO가 공식적으로 관련 감염병에 대한 방역 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서 감염 환자 격리를 요구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은 역대 7번째 비상사태이며, 현재 전 세계에 비상상태가 선포된 감염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와 소아마비뿐이었다. WHO 사무총장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75개국 1만 6,000명 가량이며, 그중 5명이 사망했다"라고 말하며, "더 큰 확산을 막기 위해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의 수가 4,000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기존 동성애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늘어나던 확진 사례가 점점 어린이 등 면역 취약계층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미국에서 2명의 어린이가 원숭이두창에 감염되었다는 공식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한 논란이 상당히 크다. 긴급위원회에 참석했던 전체 위원 15명 중 6명만 비상사태 선언에 찬성하고 나머지는 반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비추어봤을 때 비상사태 선언 시 절대다수의 전문가들의 동의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빠르고,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원활하도록 하기 위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비상사태 선언을 결정했다. 각국은 이번 결정에 대해서 성명을 발표하고 발 빠르게 원숭이 두창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 중심으로 확산되는 원숭이두창
영국에서 시작된 이번 원숭이두창 확산 사태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으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확진 사례가 유럽에 국한되어 있다. 통계를 살펴보면 약 전체 확진 사례 중 70%가 유럽에서 발생했으며, 그다음이 미국 등 북미였다. 이에 근거하여 WHO는 원숭이두창 빈발 상위 5개국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27개국을 원숭이두창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남미 국가와 중동 그리고 대한민국(1명), 대만(2명), 싱가포르(6명), 인도(2명)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확진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세계 방역당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감염경로를 특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원숭이두창은 감염자와의 밀접한 신체 접촉 혹은 감염자가 사용한 물건을 함께 사용했을 때 전염된다고 알려졌으나, 이번 확산세에는 확인되지 않은 감염경로가 존재해 계속 추적 중에 있다. WHO는 성명을 통해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과 접촉했을 때 쉽게 감염된다고 알려졌다"라고 말하며, "사람 간의 전염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으나, 현재 확산세에는 확인되지 않은 감염경로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외에도 세계 방역당국은 '숨은 감염자'가 이 확산세를 더 폭발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각국의 방역체계가 아직 잡혀있는 상태가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숨은 감염자들로 인해 확진자의 수가 더 늘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공식 언론 브리핑을 통해 "조금이라도 원숭이두창 증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즉시 당국에 보고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도 원숭이두창 확산세를 방지하기 위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31일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설정했으며, 6월 8일에는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제2급 법정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하여 발생 또는 유행 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하고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지칭하며, '결핵', '수두', '장티푸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6월 22일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나오고,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 시켰으며 원숭이두창 24시간 종합상황실과 즉각 대응 팀을 설치하는 등 빠르게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외에도 원숭이두창 진단 검사를 지난 11일부터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혹시 발생할 지역사회 전파에 따른 검사 수요 증가 대비책도 마련했다. 8일에는 원숭이두창 치료제 504명분을 국내에 들여와 전국 17개 시·도 지정 병원에 공급했으며, 3세대 원숭이두창 백신인 진네오스(Jynneos) 5,000명분에 대한 계약을 진행 중에 있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현재 재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다르게 신체적 접촉이 주 전파경로이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대확산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번 WHO의 PHEIC 선언에 발맞추어 질병청에서도 1주일 안에 위기 상황 평가 회의를 열어 국내 상황과 새롭게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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